묵상나눔

제목하나님의 숨결 230601(고린도전서 2:1-5, 예수님 중심의 선교)2023-06-01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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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나아가 하나님의 증거를 전할 때에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으로 아니하였나니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내가 너희 가운데 거할 때에 약하며 두려워하며 심히 떨었노라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지혜의 권하는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하여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하였노라(고린도전서 2:1‭-‬5)


교회를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았던 어느 날 노방전도를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예수 믿고 천국 가세요라는 말을 하기 어려워 같이 나온 형제자매들을 지켜 보기만 하던 때 어떤 노숙자 차림의 사람이 다가와 저에게 질문했습니다. "잘못을 많이 한 예전 신자도 돌아가면 용서 받을 수 있나요?" 저는 당연하다며 하나님 아버지께서 기다리실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형제님은 나와서 전도하고 있는 청년 중 대답해 준 사람이 제가 처음이라며 고맙다고 했습니다. 저는 나온 형제자매들이 청년부 모집을 나와서 그런 것 같다고 변명하며 사과 드렸습니다. 그리고 계속 된 대화는 제게 아직도 무서움을 줍니다. 그 형제님은 총신대를 졸업했지만 어쩌다 세상을 떠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게 재차 물었습니다. 돌아가면 용서하고 받아주실까요?


형제님의 나이는 50 주변으로 보였고, 당시의 총신대는 꽤나 성적이 좋으면서도 독실해야 갈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형제님의 얼굴이 간기능이 안 좋은 사람 특유의 검은 낯빛에 과한 흡연으로 눈 밑에 검은 줄도 있었습니다. 술이나 담배는 둘째 치고서라도 그런 질문을 하고 또 확인 받고 싶을 정도로 무너져 있는 모습이 무서웠습니다. 그 형제님이 생각날 때에는 혹시라도 나도 그렇게 멀어질 수도 있지 않도록 근신하여 기도해야겠다 다짐을 하며, 지금은 하나님 아버지께 돌아와 평안하기를 중보합니다.


저에게 복음이란 죄인된 피조물 아들 인간과 하나님 아버지와의 화해를 주선하는 일입니다. 호로자식이라는 욕설이 있듯이, 스스로 고아와 같이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자비를 부정하고 살아가는 강한 척하는 나약한 형제자매들에게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심을 알리는 것이 복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와 전도는 어렵고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전도를 받을 때 냉대한 경우도 있고 제가 상상하는 하늘님, 땅님과 다름을 비난한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교회에 간다고 할 때까지 귀찮게 굴길래, 간다고 말만으로 약속하고 안 간 일도 많습니다. 철부지 아이와 같이 구는 저를 왜 데려가려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고, 그 누구도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궁금증이 들고 알고 싶은 마음도 생겼던 것 같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선교지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본래의 저라면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일입니다. 그렇다고 선교를 위해서 제가 무엇인가를 특별히 했는지 생각해 보면, 그냥 그 자리에 갔던 것 외에는 딱히 가시적인 성과도 없습니다. 다만 주님이 그곳에서 무엇인가를 하셨고 크나큰 은혜가 흘러갔다는 확신은 있습니다. 제가 주님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부족한 저를 통해 함께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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