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저희가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쓰니라(사도행전 2:42)
제가 처음으로 참여했던 섬김은 반찬 섬김이었습니다. 주일 오전 열시 반 모임 후 스무명이 조금 넘는 형제자매들과 식사를 하고 청년부 예배와 4부 예배를 드리고 저녁 식사 후 9시까지 합심기도를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점심과 저녁 두 끼를 교회에서 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기에 맛있거나 특이한 반찬은 환영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심심한 밑반찬만으로 두 끼를 해결하는 형제자매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이런 저런 환영 선물에 대한 답례품의 개념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눔을 하며 권면을 받으며 기도를 하며 주님 주신 마음으로 섬기는 일의 가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 체면을 위한 섬김은 참으로 쓸모가 없었습니다. 부족한 음식 솜씨에도 맛있게 먹어 주는 형제자매들의 미소가 큰 기쁨으로 느껴졌습니다.
반면 이곳 용인만나교회에서 시작하게 된 초목을 가꾸는 일은 표면적인 결과로는 거의 실패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꽃은 너무나 짧게 피었고, 들인 공에 비해서 보잘 것 없이 느껴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만약 교회가 구성원에게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친목 단체라면 제가 했었던 음식 섬김은 성공적인 활동이었고, 화단이나 지금의 묵상나눔은 필요가 없는 낭비적이고 비효율적인 활동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자선단체나 구성원 간의 친목단체가 아닙니다. 교회는 주님의 명령에 따라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고 예수님과 교제하는, 하늘 나라에서 땅에 설립한 직영점입니다.
본문을 요약하면 '사도의 가르침(말씀), 교제, 나눔, 기도'입니다. 일반적인 교회에서 모두 하고 있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교회는 위기라며 부흥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설교, 교제, 나눔, 기도를 양적으로 늘인다고 해결될 사안은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직영점인 교회는 본사인 하늘 나라의 주인 되신 하나님의 지휘방침을 따라야 합니다. 점장의 생각대로도 아니고 최고참의 마음대로도 아닙니다. 저와 같은 인턴사원급조차도 주님께 직접 지시를 받고 직접 피드백을 합니다. 목적도 주님의 은혜요, 수단도 주님의 은혜요, 따라서 원하는 결과도 주님의 은혜와 영광입니다. 성전이 없어서 천막에서, 나무 밑에서 육성으로 말씀을 선포할지라도 주님은 기쁘게 함께 하십니다. 용인만나교회도 그랬고, 볼리비아 또로또로 교회의 전신이었던 뽀꼬수꼬 교회도 그랬습니다. 무엇인가를 더 원하고 바라고 열심을 내는 것만이 주님께 다가가는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생각을 내려 놓고 판단도 주님께 내어 드리고 오직 감사와 기쁨으로 잠잠히 찬양함도 주님의 바라심이라면 순종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