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나눔

제목하나님의 숨결 230517(로마서 8:26-27, 성령으로 기도하기)2023-05-17 07:30
작성자

제가 처음으로 했던 기도는 "난 교회가 싫은데 왜 부릅니까?" 였고, 두 번째로 했던 기도의 제목은 "앞에서 회개라는 걸 하라는데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습니까?"였습니다.


기도가 명상이라면 성경이나 설교, 찬양이 필요 없습니다. 비슷한 원리로 성령님과의 인격적 교제가 아닌 내 무의식이나 잠재의식에 의한 반추가 기도라면 신앙적 사색일 것입니다. 사역이 교회라는 이름의 친교모임을 위한 봉사활동이라면, 기도나 성령님의 도우심이 없더라도 희생정신만으로 몇 번쯤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두 해 동안 많은 꽃씨를 뿌려 보고 꽤 많은 모종을 심어 봤습니다. 그리고 엄청 낮은 비율로 꽃이나 열매를 봤습니다. 첫 해는 여러 종류의 씨앗을 뿌렸고 하나의 결과도 보지 못한 화초가 더 많았습니다. 저는 실수가 없으신 주님이라면서 실패를 꽤나 많이 하시는 것 아니냐 또 다시 따졌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당신을 위한 꽃을 제게 기르게 함이 아니라 여러 방법으로 저를 빚어갈 것이고 절대 실패는 없을 것이라 응답하셨습니다.


-주께 합당히 행하여 범사에 기쁘시게 하고 모든 선한 일에 열매를 맺게 하시며 하나님을 아는 것에 자라게 하시고 그 영광의 힘을 따라 모든 능력으로 능하게 하시며 기쁨으로 모든 견딤과 오래 참음에 이르게 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빛 가운데서 성도의 기업의 부분을 얻기에 합당하게 하신 아버지께 감사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골로새서 1:10‭-‬12)-


저는 실패를 극히 싫어하여 성공 확률이 높은 일만을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씨앗을 뿌리고 땀 흘려 돌봄에도 불구하고 희박한 확률로 결과를 보는 일에 재미를 붙이면서 삶의 태도도 변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제가 기도로 간구한 바와 같이 풀려나가지 않았던 일이 참으로 많지만 모든 일들이 주님의 뜻대로 이뤄져 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기도도 응답이 없고 주님께 잘해 보려고 하는 일도 막으시고 심지어 기도의 영감도, 기본적인 의욕도 사라진 듯이 느낄 때도 있습니다.


mb-file.php?path=2023%2F05%2F17%2FF454_20230516_204130.jpg
 

사진은 작년 말 가지치기를 하고 제 차에 챙겨 두었다가 며칠쯤 마르던 것을 부랴부랴 적시고 밀봉하여 냉장실에서 겨울을 보낸 무화과 가지입니다. 3월에 꺼내 한달간 물에 담가 두었는데 반응이 없어 죽었다고 여기고 버리려고 다시 봤는데 싹이 맺는 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어떤 대나무는 몇년 동안 거의 그대로를 유지하다 어느 해에 폭풍적인 성장을 한다고 합니다. 오직 습기만이 남은 채 밀봉되어 차가운 곳에 갇힌 무화과처럼, 여러 해 동안 뿌리만이 자라는 대나무처럼 주님의 은밀히 일하심을 사람은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도하면 언젠가는 주님의 놀라우신 손길을 되짚어 볼 수 있는 복되고 영광스러운 시간이 올 것을 알기에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01054481770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