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에 나오는 의심의 소제는 오늘날의 시선으로 본다면 대단히 불공평한 법률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당시 고대근동의 문화에서 본다면 이 법률은 세상과는 다른 가치와 시선을 갖고 있는 법입니다. 그 당시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처럼 여겨지고 남자가 원하면 여자를 쉽게 버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심의 소제는 남자의 의심을 사적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제사장의 판결을 받아야 하고 하나님께서 드러내시는 것에 온전히 순종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시의 문화와는 다른 하나님 나라의 법이지요. 의심만으로 사람을 징벌할 수 없으며, 심지어 간음이 사실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현장에서 잡힌 것이 아니라면 그를 죽이지 못하고 불임의 징벌만 주어진다는 점이 당시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을 보호하는 법입니다. 물론 지금의 기준에서 보면 한없이 불공평한 모습인 것은 맞습니다.
민수기 5장에서 하나님 나라 공동체가 정결하기 위해서 지켜야 하는 것들을 말씀하시고 이어서 나온 말씀이 오늘 본문입니다. 건강한 믿음 공동체는 부정한 행위가 없어야 함과 동시에 의심이나 질투도 없어야 합니다. 의심이나 질투 같은 마음의 문제가 공동체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공동체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의심을 버리고 서로를 향한 신뢰가 필요합니다.
나의 기준이나 생각으로 누군가를 판단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함을 깨닫습니다. 또 내가 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바라보시는 시선이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데, 내가 살아온 경험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목회자 되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