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나눔

제목사순절 주님을 만나는 40일 묵상 #1 여느 때와 같지 않던 어느 밤2022-03-3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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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눅2:13-14)
그분께서 오시던 날 밤을 묘사하는 한마디 말이 있다-여느 날과 다름없었다.
하늘도 여느 날과 다름없었다. 이따금 바람이 한바탕 불어 나뭇잎을 흔들어놓고 공기를 싸늘하게 만들었다. 별들은 검을 벨벳 천에 박힌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였다.
양떼도 별일 없었다. 어떤 양은 뚱뚱했고 어떤 양은 야위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동물이었다. 역사에 기록할 만한 일도 없었다. 최고상을 탈 만한 일을 한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목자들이 있었다. 양떼에게서는 냄새가 났을 것이고 털이 복슬복슬했을 것이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양떼에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목자들이 있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밤이었다. 하나님께서 '특별한'이라는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면 그날 밤은 누구의 주목도 끌지 못했을 것이다. 양떼는 잊혔을 것이고, 목자들은 밤새 잠을 잤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평범한 가운데서 춤을 추신다. 그리고 그날 밤엔 왈츠를 추셨다. 어두운 밤이 눈부시게 밝아졌다. 희미한 윤곽만 보이던 나무들이 단박에 뚜렷해졌다. 조용하던 양떼는 호기심 많은 합창단이 되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죽은 듯 잠들어 있던 목자들은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깨어 한 낯선 이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밤은 이제 여느 때와 같지 않았다. 소식은 먼저 목자들에게 전해졌다. 천사가 만약 신하자들에게 갔더라면 그들은 먼저 성경 주석집을 찾아들었을 것이다. 만약 상류층 사람들에게 갔더라면 그들은 아마 누가 지켜보고 있지는 않은지 주변을 두리번 거렸을 것이다
그래서 천사는 목자들에게 갔다. 아는 게 별로 없기에 천사는 양떼를 향해 노래하지 않는다고, 메시아는 누더기에 싸여 여물통에서 주무실 리 없다고 하나님께 항변하지 않는 사람들 말이다.
-맥스 루케이도에게 배우는 복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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