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나눔

제목사순절 주님과 함께하는 40일 묵상 #25 대야에 발을 담그다2022-04-0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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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주님과 함께하는 40일 묵상
#25 대야에 발을 담그다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마10:32)

예수께서 사람들의 발을 씻기는 것을 지켜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님의 손이 사람의 발가락을 닦아주는 광경이라니. 글쎄... 그건 옳지 않다. 오히려 제자들이 그분의 발을 씻겨드려야 한다. 나다나엘은 물을 길어와야 한다. 안드레는 수건을 가져와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는다. 아무도 그러지 않는다. 그들은 예수님을 섬기기보다는 자기들 중에서 누가 가장 큰 자인가를 두고 다툼을 벌인다(눅22:24).

그들이 이렇게 다툼을 벌이는 동안 예수님은 옆에 서 계신다. 겉옷을 벗고 종의 자세가 어떤 것인지를 몸소 보여준다. 물동이를 가져와 대야에 붓는다. 이윽고 제자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들의 발을 씻기 시작한다. 허리춤에 두른 수건으로 그들의 발을 닦아준다.

이건 옳지 않다.
그분의 손이 다가올 아침에 못 박히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단 말인가? 오늘 밤 그 손으로 저들의 발에 묻은 때까지 닦아주어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제자들은... 예수께서 발을 씻어주는 대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가?

식탁에 둘러앉은 이들을 보세요. 예수님. 열두 사람 중 빌라도의 법정에서 당신과 함께 서 있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당신과 함께 로마 병사들의 채찍질을 당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당신이 십자가의 무게를 못 이겨 쓰러질 때, 옆에 있다가 튕기듯 다가가서 그 무게를 덮어줄 제자가 과연 누구일까요?

그런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것은 단순한 제스처가 아니다. 그것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예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라.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요13:8).

내가 더럽다고 스스로 고백하기 전까지 나는 절대 깨끗해질 수 없다. 그리고 내가 상처를 입힌 예수님께 내 발을 맡기기 전에는 나에게 상처 입힌 사람의 발을 절대 씻어줄 수 없다.

-맥스루케이도에게 배우는 복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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